
“한국인은 못 타요?” 해외에서만 파는 기아 텔루라이드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초여름 햇살 아래 본격적인 캠핑 시즌이 시작되면서 넓은 공간과 안정적인 주행을 갖춘 대형 SUV를 찾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자동차 콘텐츠를 보다 보면, 국내에선 한 번도 본 적 없는 기아차가 눈에 띌 때가 있습니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모델이 기아 텔루라이드(Kia Telluride)입니다. 웅장한 크기와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달리는 모습은 국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차량은 한국에서는 판매되지 않습니다.

텔루라이드는 기아가 북미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전용 대형 SUV입니다.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며, 북미 소비자들의 취향을 철저히 반영한 디자인과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2020년 첫 출시 이후, 미국에서 수많은 상을 휩쓸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2025년형 텔루라이드는 기존 모델의 인기를 이어받아 디자인을 유지한 채 사양을 소폭 개선한 연식 변경 모델로 출시되었습니다. X-Line, X-Pro와 같은 고급 오프로드 트림은 여전히 건재하며, 외관은 다소 터프한 느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넓은 3열 공간과 8인승 구성, 3.8리터 V6 가솔린 엔진, 그리고 고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갖춘 이 모델은 가족용 SUV로서 최적화된 패키지를 자랑합니다. 실내 정숙성이나 승차감 측면에서도 북미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잘 만든 차를 한국에서는 판매하지 않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기아의 국내 라인업과의 충돌 때문입니다. 모하비, 쏘렌토, EV9 같은 대형 SUV가 이미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텔루라이드까지 도입하게 되면, 내부 경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북미 전용으로 기획된 모델이기 때문에 국내 안전 및 환경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하고, 물류 비용도 상당히 높아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모든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국내에 들여오기는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은 병행 수입을 통해 텔루라이드를 들여오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식 수입이 아니다 보니 A/S 문제, 부품 수급, 차량 인증 등의 불편함이 따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텔루라이드 외에도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는 기아차는 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럽 시장 전용 해치백인 **기아 씨드(Ceed)**는 유럽 현지에서 디자인과 생산을 전담하며,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습니다.

중동 일부 지역에서는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이 먼저 출시되었으며, 북미 시장에서는 국내와는 사양이 다른 K5 GT, 스팅어, K900 같은 모델들도 여전히 판매 중입니다. 심지어 중국 전용 전기 SUV인 EV5도 국내형과 완전히 다른 사양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아는 지역별 소비자 특성과 시장 요구에 맞춰 다양한 전략 모델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미국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렌터카를 통해 텔루라이드를 직접 시승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차지만, 우리가 타지 못하는 차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도 이 차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키웁니다. 글로벌 시장을 위한 전략은 필요하지만, 언젠가 국내 소비자들도 텔루라이드를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그날까지는 북미 도로를 달리는 이 멋진 SUV를 바라보며 상상만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