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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제로 로드스터를 처음 봤을 때는 자동차보다 작은 금속 조형물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둥근 차체에 원판 같은 바퀴가 달려 있고, 사람이 앉는 자리는 가운데를 동그랗게 파낸 모습입니다. 익숙한 세단이나 SUV의 지붕을 낮춘 정도가 아니라 자동차의 모양부터 새로 생각한 디자인입니다.
먼저 이 차의 출발점은 구분해야 합니다. **Audi ZERØ는 아우디가 출시를 발표한 신차가 아니라, 디자이너 위니 카마초가 아우디를 주제로 구상한 개인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글은 실제 시승기가 아닌 공개 렌더링을 살펴본 디자인 이야기입니다. 지붕이 있는 쿠페와 열린 로드스터를 함께 보면 그 발상이 더 잘 드러납니다.

구 하나와 튜브 네 개
작가가 설명한 출발점은 구 하나와 튜브 네 개입니다. 사람이 앉는 공간을 구로 잡고, 원통 형태를 조합해 바퀴 주변과 차체의 앞뒤를 구성했습니다. 복잡한 선을 더해 날카롭게 보이게 하는 대신, 큰 덩어리 몇 개만으로 차의 인상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저는 앞뒤 구분이 강하지 않은 실루엣이 흥미로웠습니다. 긴 보닛과 별도의 트렁크를 가진 차를 떠올리면 낯설지만, 둥근 바퀴와 차체가 한 덩어리처럼 이어지는 모습에는 나름의 일관성이 있습니다. 네 개의 링을 지워도 윤곽만으로 기억할 수 있을 만큼 개성이 강합니다.
다만 이런 단순함을 부품 수가 적다거나 만들기 쉽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외형에서 선을 줄이는 일과 실제 자동차 안에 필요한 장치를 배치하는 일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완성된 제조 해법보다, 익숙한 차체 비례를 내려놓고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길이 3.1m에 담은 2인승 공간
아우디 제로의 콘셉트 설정은 전장 3,100mm, 전폭 1,850mm의 2인승 전기차입니다. 길이에 비해 폭이 넉넉한 비례라서 작은 차인데도 옆으로 납작하게 붙어 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이 숫자는 디자이너의 구상이며 실제 인증을 마친 차량 제원은 아닙니다.
골목을 배경으로 한 측면 렌더링에서는 차체 끝과 바퀴의 거리가 짧게 느껴집니다. 도심의 짧은 이동을 위한 작은 스포츠카를 상상하게 하는 장면입니다. 다만 폭까지 좁은 차는 아니어서, 길이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좁은 주차장에서 편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문을 위로 올린 쿠페 컷도 눈길을 끕니다. 드나드는 모습은 멋지지만 실제로 탄다면 몸을 얼마나 숙여야 하는지, 문을 열 때 어느 정도 공간이 필요한지가 궁금해집니다. 아직은 렌더링만으로 승하차나 머리 공간의 편안함을 평가할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이 앉는다는 설정과 두 사람이 편하게 이동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화면 대신 원형 계기와 조작부
실내에서 가장 독특한 부분은 스티어링 휠입니다. 중앙에 고정되는 알루미늄 허브와 행성의 움직임에서 착안한 아날로그 계기 디자인을 결합했습니다. 차체에서 반복되던 원이 운전석에서도 이어져, 밖과 안의 디자인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커다란 디스플레이보다 손에 잡히는 금속 조작부를 앞세운 점은 제 취향에 가깝습니다. IT 기기를 오래 다뤄도 모든 조작을 화면 속으로 넣는 방식이 늘 편한 것은 아닙니다. 차 안에서는 손끝으로 위치를 찾을 수 있는 버튼이나 다이얼이 반가울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디자인만 보고 조작성이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작은 눈금이 주행 중 얼마나 잘 읽힐지, 손을 옮길 때 어떤 조작이 가능한지는 실제 사용으로 확인할 문제입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바깥의 단순한 형태를 운전석의 감각까지 이어가려 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됩니다.
RS로 달라지는 로드스터의 표정
위니 카마초는 쿠페와 로드스터를 트랙 지향의 RS ‘RennSport’ 디자인으로도 풀었습니다. 기본형의 매끈한 은색 면에 빨간 포인트와 번호, 커다란 날개가 더해집니다. 같은 둥근 차체인데도 분위기는 작은 조형물에서 경주용 장비 쪽으로 확 달라집니다.

특히 지붕을 열어둔 로드스터는 운전자와 차체가 한 장면에 들어옵니다. 차를 바라보는 사람보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중심이 되는 모습이라, 이 프로젝트가 왜 스포츠카의 형태를 택했는지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좋습니다. 기본형과 나란히 놓고 취향을 고르는 재미도 있습니다.

여기에 적힌 RS나 e-tron, quattro 표기를 실제 판매 사양표처럼 읽어서는 안 됩니다. 작가의 렌더링 속 표현이지 아우디가 구동계나 성능을 발표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큰 날개 역시 공력 성능이 검증됐다는 근거가 아니라 디자인을 이루는 요소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아우디 제로 로드스터 결론

2026년 9월 6일 확인한 범위에서는 아우디 제로 로드스터의 양산 일정이나 가격, 배터리 용량, 출력, 주행거리 발표를 찾지 못했습니다. 아우디가 공식적으로 소개한 Concept C와도 다른 프로젝트입니다. 두 디자인을 같은 차의 개발 과정이나 후속 관계로 묶을 근거는 없습니다.

그래도 개인 콘셉트라는 이유로 가볍게 지나칠 디자인은 아니었습니다. 전기 스포츠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속 수치부터 떠올렸다면, 이 차는 크기와 모양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깃거리를 만듭니다. 저는 매끈한 기본 로드스터 쪽이 이 단순한 발상을 더 잘 드러낸다고 느꼈습니다. 당장 살 차를 고르는 자료보다는, 자동차가 얼마나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는지 즐기는 디자인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https://blog.naver.com/dawnmart/22433951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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