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인데 엔진 소리를 듣고 패들로 변속하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면 어떨까요. 빠르게 달리는 숫자보다 운전하는 과정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꽤 반가운 이야기입니다. 조용하고 매끄러운 전기차의 성격에 일부러 다른 표정을 넣은 작은 자동차가 있습니다.
혼다 슈퍼원은 N-ONE e:를 바탕으로 차체 폭을 넓히고, 가상 변속과 사운드를 더한 전기차입니다. 2026년 5월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아래 가격과 주행거리는 일본 판매 사양에 관한 내용이며, 한국 판매 가격이나 국내 인증 수치를 뜻하지 않습니다.
진짜 7단 변속기 대신, 변속하는 감각

이 차에서 먼저 구분할 것은 '가상 7단'이라는 표현입니다. 일반적인 7단 자동변속기를 모터 뒤에 붙였다는 뜻이 아닙니다. 전자 제어로 가상의 단계를 만들고 가감속 반응을 조절해, 단수가 바뀌는 듯한 느낌을 전하는 방식입니다.
SPORT와 BOOST 모드에서는 패들로 가상 변속을 직접 조작할 수 있습니다. 가상의 엔진 회전수에 맞춘 소리는 실내 스피커에서 나옵니다. 실제 엔진이나 배기구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운전자가 조작과 반응을 함께 느끼도록 더한 연출인 셈입니다.
이런 기능을 반기는 사람과 굳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뉠 수 있습니다. 조용한 이동이 목적이라면 기본 모드가 더 편하겠지요. 반대로 가속페달만 밟는 과정이 단조롭게 느껴졌다면, 작은 차에서도 손으로 조작할 거리가 생긴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BOOST를 누르면 47kW에서 70kW로

혼다 슈퍼원의 일반 모드 최고출력은 47kW이며, BOOST 모드에서는 70kW로 높아집니다. 단순히 소리만 커지는 버튼은 아닙니다. 다만 최고출력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언제나 같은 가속이 나오는 것은 아니며, 배터리와 주행 조건을 함께 봐야 합니다.
BOOST 모드에서는 계기와 실내 라인 조명도 파란색에서 보라색으로 바뀝니다. 운전자가 현재 차의 반응을 눈으로도 알아차리게 한 구성입니다. 조작, 소리, 화면을 한 흐름으로 묶었다는 점이 일반적인 출력 수치보다 이 차의 성격을 잘 설명합니다.
항목
일본 판매 사양
구동·승차정원
앞바퀴 굴림·4명
최고출력
일반 47kW / BOOST 70kW
차량중량
1,090kg
배터리 총전력량
29.6kWh
1회 충전 주행거리
일본 WLTC 274km
일본 권장가격
3,390,200엔, 소비세 10% 포함
큰 배터리와 압도적인 출력을 앞세운 차는 아닙니다. 1,090kg의 차체에 필요한 힘을 조합해 작은 차를 다루는 재미를 살린 쪽에 가깝습니다. 국내 전기차와 비교할 때도 출력 하나보다는 차의 크기와 용도부터 나눠 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넓어진 펜더, 네 명이 타는 실내

둥근 헤드램프와 곧게 선 차체는 친근하지만 바퀴를 감싼 펜더는 제법 두툼합니다. 앞뒤의 전용 에어로와 넓어진 차체가 작은 차의 인상을 바꿉니다. 일본 경형 전기차를 바탕으로 만들었더라도, 슈퍼원 자체를 같은 경차 규격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앞좌석에는 전용 스포츠 시트가 들어가고 파란색 소재를 비대칭으로 배치했습니다. 차 밖의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실내까지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일본 사양에는 9인치 Google 탑재 디스플레이와 8개 스피커의 BOSE 사운드 시스템도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뒷좌석은 접어 적재 공간을 만들거나 방석을 위로 올리는 방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네 명이 타는 차이지만, 늘 사람을 가득 태우는 것보다 한두 명이 타면서 짐의 모양에 맞게 공간을 바꿔 쓰는 생활에 잘 어울리겠습니다. 큰 차처럼 넓다는 설명과 작은 공간을 유연하게 쓴다는 설명은 다릅니다.
274km보다 먼저 볼 충전 조건

주행거리 274km는 일본 WLTC 시험 수치입니다. 한국 공인 주행거리나 실제 고속도로에서 갈 수 있는 거리와 같지 않습니다. 출퇴근 거리가 짧고 집이나 직장에서 충전할 수 있다면 활용하기 쉽겠지만, 장거리 이동이 잦다면 충전 동선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충전 방식
공식 안내 시간과 조건
일반 충전
6kW 이상 충전기, 잔량 경고등 점등 시점부터 완충까지 약 4.5시간
급속 충전
50kW 이상 충전기, 잔량 경고등 점등 시점부터 80%까지 약 30분
급속 30분을 흔히 보는 10→80% 충전 시간으로 바꿔 읽으면 안 됩니다. 혼다가 안내한 시작 조건은 잔량 경고등이 켜진 시점입니다. 여름과 겨울에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충전기 출력과 배터리 상태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별도 판매하는 외부 급전 장치를 이용하면 최대 1,500W까지 전기를 꺼내 쓸 수 있습니다. 기본 구성에 모든 장비가 포함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외부 전원 활용이 목적이라면 필요한 장치와 연결할 기기의 소비전력도 따져봐야 합니다.
혼다 슈퍼원 결론

일본 권장가격은 소비세를 포함해 339만 200엔입니다. 등록 관련 비용이나 일부 외장색 비용은 별도입니다. 이를 원화로 단순 환산한 금액을 한국에서 살 수 있는 가격처럼 받아들이면 차이가 커질 수 있습니다.
혼다 슈퍼원은 가장 멀리 가는 전기차보다 일상에서 조작하는 재미를 원하는 사람에게 눈길이 가는 차입니다. 출퇴근에는 차분하게 타고, 기분을 바꾸고 싶은 날에는 가상 변속과 사운드를 즐기는 식이지요. 작은 차의 실용성과 운전의 재미를 함께 남기려는 시도가 매력입니다.


